2012년 7월 11일 웃긴얘기
'원칙·소신' 강조해온 박근혜는 투표 불참
민주 "새누리당이 국민을 배신했다" 강도높게 비판
새누리당은 일단 원내지도부에서 총사퇴를 결의하긴 했지만 비판 여론을 불식시키기엔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 10일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권 출마 선언 이후 당내 '비박'(非박근혜) 의원들은
사실상 '박근혜 추대'라고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빚어진 이번 상황은 사실상 당을 이끌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의 '원칙과 약속'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줘 향후
그의 대권가도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회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정 의원과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 결과,
정 의원은 재석 271명에 찬성 74명, 반대 156명, 기권 31명, 무효 10표로 '부결'됐다.
반면 박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재석 271명에 찬성 148명, 반대 98명, 기권 22명, 무효 8표로 '가결'됐다.
검찰로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큰 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함께 정치자금 수수의혹을 받고 있는 정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표적수사, 물타기 수사"라며 "대통령 주변의 비리,
구속에 이어 형님 문제를 더 이상 덮을 수 없게 되자 저를 엮어 물타기 하면서 눈엣가시를 제거하려는 게 시중의 여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저의 진정성을 믿어준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며
"이번의 시련을 저의 정치활동 전반에 대해 되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로 삼겠다"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반면 박 의원은 "형이 확정이 안됐고 도주 우려가 없음에도 체포 요구서를 보낸 것은
사법의 횡포이자 사법의 남용"이라고 호소했지만, 여당 의원들의 마음을 되돌리진 못했다.
민주통합당은 즉시 반발했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새누리당은 국민을 배신했다"며 "
또 다시 거짓을 일삼는 정당, 진정성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당이 새누리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어 "자신의 특권은 누리고, 남의 특권만 내려놓는 것이 새누리당이 말하던 쇄신인가"라며,
"국민 앞에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떠들던 새누리당은 개회를 40분간 지연하면서
사전 의원총회를 통해 작전을 짰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대권 출마를 선언하면서 '원칙'과 '소신'을 내건 박근혜 전 위원장은 이날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물론 지방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이날 사태는 '박근혜 입'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한
'박근혜 리더십 붕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자유투표를 권했지만 부결시
박근혜 대선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통과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결과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신전심(以心傳心) 반란표'로 인해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