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성지순례를 떠나면서.
1차 이탈리아, 이집트,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첫 번째 성지 순례로써 무난하게 잘 했던 기억이 있다.
특별했던 것은 우리와 같은 코스로 진행되었던 다른 팀과 우리팀과의 비교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 성지순례이기에 독한 지도 신부 만나서 너무 열심히 성지순례를 다니느라고,
일정에도 없었던 곳까지 덤으로 순례를 하였고,
우리와 같은 코스로 함께 다녔던 다른 팀 가이드가 너무 심심하다고,
이 팀은 차만 타면 모두 잠을 자기에 가이드가 말을 할 수가 없었고,
우리는 잠을 못자게해서 억지로라도 열심히 듣는라고, 가이드도 신이 나서 열심히 설명을 하였고,
우리는 하루에 수백장씩 사진에 찍히느라고 바쁜 일정이었는데, 다른 팀은 하루 종일 3장 밖에 안찍었다는 것,
시나이 산 등정에도 우리팀은 무릎 수술까지 앞둔 분까지 모두 등정하여 산상미사와 일출을 감상할 수가 있었는데,
다른 팀은 지도신부가 올라오지 않아 반도 올라오지 않아서 어떻게 되었는지...
이런 말은 결례가 되겠지만, 그때 그팀과 같은 여정을 함께 하지 않았다면
우리 팀이 받은 성지순례의 의미가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시작된 성지순례가 2차, 3차, 4차에 걸쳐서 진행될 수가 있었다.
2차 터키, 그리스 성지순례는 정말 성지순례의 체험을 극한으로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른 일정은 무난하였는데 터키에서 그리스 넘어가는 날이 정말 극적이었다.
아직도 그때 상황을 이야기하곤 한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했던 눈은 터키의 50년 만에 내리는 폭설이었고,
아이발릭에서 트로이를 지나서 페리를 타기 위해서 올라가는데
눈 때문에 결국은 스노우 체인까지 쳐야했고,
눈길에 차가 언덕으로 미끌어져 내려갈뻔도 했고,
버스 기사가 스노우 체인도 칠줄 몰라서 결국 우리팀 남자분들이 스노우 체인을 쳐주어야 했던 상황,
눈길을 뚫고 겨우 도착한 해협을 넘기 위한 페리는 12시배는 풍랑으로 운항 중지 되었고,
우리가 탈 1시 30분 배는 떠나기 직전 겨우 도착해서 페리를 타고 무사히 넘어갔었고,
그 뒤 배 3시 이후로는 다시 풍랑으로 운항이 중지되었다고 했다.
눈길과 폭풍우를 뚫고, 터키를 지나 그리스 카발라까지 일정대로 무사히 도착을 하고,
다음날 카발라의 항구를 우리 일행이 아침 산책을 하고 있을 때,
들어오는 관광버스 이 팀은 페리를 타지 못해서 밤새도록
육로로 돌아돌아서 21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카발라에 도착을 하였던 것이다.
총 4시간 정도이면 오는 코스를 무려 페리로 해협을 횡단하지 못해 21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돌아왔던 일도 있었고.
그리스에서는 아테네 공항역시 50년만의 폭설로 우리가 그리스 들어가는 그날
아테네공항이 폐쇄되어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그리스 순례를 마치고 터키로 넘어오는 날,
그날 아침까지 공항이 폐쇄되었지만,
우리가 떠나는 저녁 공항은 정상으로 돌아와 무사히 터키로 넘어 올수 있었던 일들이
우리 순례팀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다.
3차 스페인,포르투갈, 프랑스 성지순례때는 더 극적인 사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슬란드 화산 대폭발도 전세계에 항공 대란이 일어나 엉망이었던 시기에 우리는 서유럽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6개월전에 예정된 성지순례 일정이기 때문에 변경이란 있을 수 없었다.
우리가 들어가면서 화산 폭발이 일어났고,
우리가 나올 때 정상화가 되는 우역곡절이 벌어졌던 것이다.
우리팀에게는 성지순례의 은총이었지만, 다른 성지순례팀에게는 혼동의 시기였다.
우리보다 한주 먼저 들어간 팀은 나오지 못해서 며칠간 고생을 하였고
우리보다 한주 뒤에 들어올 팀은 한국에서 아예 출발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예 성지순례 자체가 취소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딱 중간에 들어와서 화산재의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고 여유있게 성지순례를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파리 드골 공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데 그 드골 공항이 2일전까지 정상화되지 않아서 혼동 그 자체였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정리가 되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정상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수가 있었다.
3차 성지순례역시 S본당 신자들이 주축이 되어서 추진한 성지순례였다.
제가 G성당에 있을 때였는데, 본당신부가 성지순례 지도신부로 떠나는데,
G성당에도 공지를 할려고 생각을 하였는데,
여행사에서 전화가 오길 순례객이 다 찼다는 연락이 와서
G성당 신자들은 참가해 보지도 못하였다.
그 후 G신자들이 다른 신자들은 성지순례 데리고 다니면서
왜 우리는 안데리고 가느냐는 항의(?)에
작년(2012년)에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를 갔었다.
10월 15일 월요일 대한항공편으로 떠나기로 연초에 계획을 잡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잡은 날짜에 대한항공 카이로 직항이 뜬다는 것을 대한항공도 몰랐다는 사실이다.
딱 1년에 한번 인천 - 카이로 노선에 대한항공 비행기를 띄운다는 날이 10월 15일이었던 것이다.
항로를 개설하고 1년에 한번도 운항하지 않으면 노선이 취소되기 때문에
띄운 날이 바로 우리가 성지순례를 계획한 그날짜 였던 것이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놀랄 수밖에 없다.
성지순례를 하려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섭리가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체험이다.
4차 성지순례를 준비하면서 다른 때 보다 늦게 시작되었다. 5월달 s본당 신자들의 내왕이 있고,
여행사에 연락을 하였지만, 일정이 나오질 않았다.
3달이 흐른 8월 초에야 일정이 나왔다. 3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평소에 비하면 반도 되지 않은 일정이다.
하도 연락이 오지 않아서 제 개인 자유여행을 위해서 일정을 짜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온 것이다.
부랴부랴 성지순례 책자를 편집을 하고, 검토를 하고, 추가 하면서 책자 편집을 끝내고
성지순례 참가하는 순례객들에게 배부하고 서서히 성지순례를 준비해 나간다.
성지순례때 마다 극적인 일들이 생겨서 내심 걱정이 앞선다.
물론 하느님의 은총으로 그런 재난을 다 피해서 성지순례를 하였지만,
이번에는 정말 그런 체험없이 무난한 성지순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