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이야기
컴퓨터 이야기
거창하게 운영체계니 시스템은 잘 모르겠고
컴퓨터가 우리에게 들어오는 과정을 이야기할려고 한다.
타자기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한다.
손글씨가 아니고,
예전에 공식 서류는 모두 타자기로 친 문서였던 시대에
소위 상사가 불러주면 비서가 타자를 치고,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 일 것이다.
우리가 대학생 시절, 비서가 타자를 치기 보다는 미국 처럼 남자도 직접 타자를 치는 시대가 오기 때문에
대학생때 방학때 타자학원에 등록을 해서 타자를 쳤다.
타자기 자체가 고가여서 가정에는 둘 수가 없다.
86년에 신학교에 들어갔으니, 그때까지도 열심히 타자를 쳤다.
본당 신부의 예비자 교리 원고를 먹지에 타자를 쳐서 주기도 했고,
등사지에 타자를 쳐서 손으로 인쇄를 하기도 하였고,
타자 좀 치면 있어 보이는 시대였다.
진해 해군부대에는 한 사무실에 타자만 치는 사무원이 60여명이 있었고
그 사무원을 관리하는 군무원도 있었던 시절이다.
신학교에서 가서도 여전히 타자는 일상이다.
강의록은 모두 타자로 쳐서 복사한 유인물이 전부다.
80년대 말에 전자식 타자기가 나왔는데
한페이지를 치면 타자기가 자동으로 그 한페이지를 다시 쳐주는 것이다.
예전에는 먹지를 대고 치면 3장까지는 가능했는데,
전자타자기라는 놈은 한페이지를 너끈하게 다시 쳐주는 기계가 등장한 것이다.
물론 고가여서 수동식 타자기를 계속해서 두드리면서
일부 신학생중에는 이런 전자식 타자기를 가진 학생이 있었다.
한해가 지나가니까 "워드프로세서"라는 기계가 나오더니
이 기계는 한번 쳐 놓으면 언제든지 반복해서 출력을 할 수가 있는 기계이다.
당시에는 이 기계도 혁신적인 제품이다.
당시 신학교에 단 한명이 이 기계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위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다.
286XT와 286AT라는 기종이 처음으로 나오고
이 역시 아무나 사용할 수 있는 기계는 아니다. 당시 286AT의 용량이 40메가였고
브라운관 모니커에 사과박스 반개만한 본체에, 잉크제트식 프린터가 있으면 대박이다.
신학생 신분으로는 감히 컴퓨터를 쓸 여력이 없고
91년 부제품을 받고 생애 처음으로 286AT를 장만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컴퓨터의 시작이다.
수동식 타자기 - 전자타자기 - 워드프레세스 - 컴퓨터로 변화하는 과정에
우리는 수동식타자기에서 바로 컴퓨터로 업그레이드한 케이스다.
이 변화의 과정이 거의 1년 단위로 바뀌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컴퓨터가 우리 손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사용한 지가 겨우 25년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 기계 마저도 급격한 변화를 지켜 보아야 했던 세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