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소리/끄적거림

백남기 엠마누엘 형제님

월요일은자유인 2016. 1. 21. 05:16

1980년 5월 17일 계엄확대 조치 후

한밤 중에 계엄군이 학교를 접수하고

기숙사도 계엄군이 진입하여, 사생들이 화장실 갈때도 계엄군이

따라가서 화장실 입구에 서 있다가 볼일이 끝날때까지 계엄군 감시하에 있었다.


다행히 중앙대 기숙사는 1학년들은 군사훈련(문무대)때문에

기숙사에 없었기 때문에 계엄군으로부터 심한 재제는 당하지 않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다른 대학 기숙사생들은 구타도 꽤 많이 당하였다고 한다.


백남기선배는 그때 백상태선배(나와 방을 같이 썼던 복교생)와 함께 기숙사에 있었는데

백상태선배는 계엄군이 진입한 그날밤 5층 기숙사건물에서 바람처럼 사라졌고

백남기 선배는 다음날 아침 9시경에 보안대가 들이닥쳐서 잡혀갔다.

왜 도망가지 않았냐는 물음에

백남기 선배가 한 말이 어제 미사 중에 갑자기 생각이 났다.


"도망다니는 것이 너무 지긋지긋해서 그냥 잡혀가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기사를 검색해보니 그때 체포되어 6년형을 선고 받았다고 검색이 된다.


그때 도망간 백상태 선배도 역시 체포되어 형을 살은 것으로 검색이 된다.


기숙사를 접수한 계엄군 책임자가 대위였는데

백상태가 기숙사에 있다가 도망간 사실을 안 보안대 상사가

계엄군 대위의 쪼인트를 까는 장면도 보았고,


백상태 선배와 같은 방을 썼던 나는 보안대 상사의 취조를 받았는데

그렇게 심한 취조를 받지 않았는데

사실 그 공포는 트마우마로 남아 있었다.

9시부터 12시까지의 취조를 받고 나서

12시에 계엄군이 양쪽으로 죽 줄지어 서있는 그 사이로

기숙사생들은 짐을 대충 챙겨서 학교를 떠날 수가 있었다.


낙향하여 한동안 오전에는 깨지는 듯한 두통에 시달렸었다.

오후에는 전혀 머리가 아프지 않았는데, 오전에는 힘들었는데

한 두달 정도 고생을 하였는데,

그때 유행하던 "마인드콘트롤"이라는 강의를 듣고 나서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내가 2001년 합천에 있을때 쌀 한가마가 15만원이었는데

15년이 지난 지금도 15만원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복면가왕에 나오는 작곡가 김형석씨를 보면

1980년에 만난 백남기 형제의 모습이 겹쳐졌는데...

68학번이면 올해 68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