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 과 : 성령
예비자 교리 제 13과 : 성령(聖靈)론(1)
1. 성령이란?
예수께서 하느님의 영(靈)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분은 성령(聖靈)으로 잉태되시고(참조: 루가 1,3-5), 성령이 위로부터 그분에게 내려오셨다(참조: 마태3,1-6). 그래서 그분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활동하는 분이시다(참조: 마르 1,12). 또한 그분은 당신 자신을 영광스럽게 하실 진리의 성령을 당신 제자들에게 약속하셨다(참고 요한 16,13-14).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들이 바로 이 성령 안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성령의 인도를 받을 때만 하느님 아버지를 알아보고, 예수 그리스도를 올바로 깨달을 수 있다. 사도 바울로는 성령과 그리스도인의 관계를 정리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성령의 인도를 받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는 주님이시다' 하고 고백할 수 없습니다”(1고린12,3) “여러분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므로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마음속에 당신의 아들의 성령을 보내 주셨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갈라 4,6).
㉮“영(靈)”이란 낱말은 많은 뜻을 지니고 있지만 공기의 움직임, 자연 속의 바람이나 사람을 위시한 생물체들의 입김 또는 숨을 의미한다. 그것은 자연, 인간, 하느님과 결부되어 있는 개념이다. 자연과 인간에게 생명을 주는 힘이다. 생명력으로서 하느님으로부터 나왔으며 하느님에게 속해 있는 힘이다. 모든 것에 생명력을 주는 불 가시적인 하느님의 능력이다. 그러므로 “영”은 하느님으로부터 나오는 생명력, 하느님이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이루시는 특별한 개입, 즉 신비롭고 전능한 실재로서 하느님의 자유로운 개입을 지칭한다.
㉯‘영’은 생명, 생명의 조건, 어떤 의미로는 생명 자체의 동의어인 숨을 가리키기도 한다. 인간은 호흡할 때 살아 있고 호흡이 정지될 때 죽는다. 숨은 곧 생명이다. 인간이 죽을 ‘영’은 사라진다. 인간의 생명은 ‘영’에 달려 있다. 그런데 살아 있는 존재의 숨은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다. 숨 곧 생명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다. ‘영’은 끊임없이 하느님에 의해 활력을 얻어야 한다. 영은 인간의 숨 뿐 아니라 그의 전 존재를 주관한다. 그것은 은총의 선물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자유로운 주도권의 결실 역동적 관계를 가리킨다.
㉰이스라엘은 자연 안에서보다 역사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하였다. 역사 안에서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영이 이루는 행위의 효력을 체험하였던 것이다. 성서의 하느님은 우주 안에서 인간에 의해 체험되는 권능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살아 계시는 주인이시다.
이스라엘은 역사 안에서 작용하는 하느님의 행위를 가공할 힘, 생명력으로 이해함으로써 ‘영’의 개념에 쉽사리 결부시키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은 역시 보이지 않는 영을 통하여 위력과 생명력을 발휘하시는데 이스라엘에게는 그 영이 악을 쳐 이겨 구제하고 죽은 것을 살리는 하느님의 위력과 생명력으로 이해되었던 것이다. 역사와 자연 안에서 힘과 생명력으로 작용하는 영이 특히 예언자들에 의하여 사람들은 내적으로 변혁시키고 거룩하게 하는 내면적 힘으로 이해되기 시작하였다.
㉱‘영’이란 개념은 가끔 인간 존재의 생명 원리, 인간의 시작, 지성 활동 및 의지의 자리를 가리키지만 인간 본성 안에 내재하는 원리가 아니다. 영은 나중에 인간 인격을 사로잡고 변화시키는 하느님이 내적 힘으로 나타나지만 우선 자연과 창조계 안에 있는 하느님의 힘, 생명력으로 드러난다. 영은 하느님에 의해 주어지고 주도되는 생명을 가리킨다. 하느님의 영은 모든 존재들 안에 있는 생명의 창조력이다.
㉲‘영’은 하느님의 창조적 힘이시고 도덕적 힘일 뿐 아니라 역사 안에서 구원을 이루는 힘이기도 하다. 영을 통하여 하느님은 말씀하고 활동하시며 역사를 종말론적 완성에로 이끄신다. 이같이 하느님께서 인간들을 변화시켜 그들로 하여금 놀라운 예외적 행동을 하게 하시는 목적은 그들이 소명에 충실하도록 만들고 또 그들은 거룩한 봉사자로 도 상대자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2. 성령은 교회를 탄생시키고, 지속시킨다.
교회를 세상 안에 탄생시키고 신생 교회로 하여금 아주 열렬히 사명을 수행하도록 이끈 것은 부활 체험이었다. 십자가에 처형되신 그리스도가 다시 살아나 주님으로 현존하신다는 부활 체험은 “주님은 영이시다”라는 표현 안에 집약된다. “주님은 하느님의 생명을 주시는 분, 영 안에서 현존하시는 분”이라 풀이될 수 있는 그 구절은 부활 체험이 곧 성령 체험임을 시사한다. 성령은 부활하신 주님의 가장 큰 선물이며 주님은 성령을 통하여 현존하시고 활동하신다.
초기 교회는 성령이 공동체 전체에 광범위하게 부어지고 있으며 성령의 힘찬 활동을 체험하고 있음을 자각하였다. 교회는 회개, 기적, 신앙의 성숙, 황홀 상태, 방언과 예언 그리고 교회의 직무 및 평화, 기쁨 , 용기, 신뢰와 같은 내적 결실들을 성령이 가져다준다고 확신하였다.
3.성령의 강림
부활하신 예수님은 40일 동안 지상에 머물면서 제자들과 당신을 따르던 사람들 앞에 나타나셨다. 요한 복음에 의하면, 제자들 앞에 나타나신 예수께서 그들에게 숨을 내쉬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7), 이렇게 보면 성령을 전해 주는 일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신 것과 곧바로 연결되어 있다.
예수께서 당신 일을 마치고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께 돌아가기 전에, 제자들 앞에 나타나 마지막으로 이렇게 당부하셨다. “나는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 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위에서 오는 능력을 받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루가24,49).
예수님이 승천하실 때 성령을 보내시겠다고 하신 말씀을 믿고 최후의 만찬을 가졌던 그곳에서 성모님을 중심으로 성령을 기다리면서 고요히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마침내 오순절이 되어 신도들이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들려 오더니 그들이 앉아 있던 온 집을 가득 채웠다. 그러자 혀같은 것이 나타나 불길처럼 갈라지며 각 사람 위에 내렸다. 그들의 마음은 성령으로 가득 차서 성령이 시키는 대로 여러 가지 외국어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1-4). 성령은 받은 제자들이 그제야 비로소 예수님이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이 세상에 오시어 참혹하게 죽으셨고 부활하셨는지 그 참뜻을 분명히 깨달았다.
성령은 예수께서 행하시고 가르치신 모든 것을 깨닫게 해주시며, 그 내용들이 세상 마칠 때까지 전 인류에게 전파되어야 하고 바로 그러한 사명이 제자들에게 있음을 깊이 깨닫게 해 주셨다.
이후 제자들은 군중 앞에 나아가 “회개하시오, 그리고 여러분은 한 사람도 빠짐 업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리하면 성령을 선물로 받게 될 것입니다”.
성서가 전해 주는 이상의 사실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주신다(요한 20,22). 그러니까 사도들은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에 곧 성령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성령 강림 날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성령의 인도를 받아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대담하게 전하기 시작하였다. 이로써 '그리스도 신앙인 공동체'인 그리스도교가 탄생하게 되었다.
하느님의 세 번째 위격이신 성령께서 파견되심으로써 성자의 빠스카는 완성된다. 충만의 원천이신 주님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을 풍성하게 부어 주셨다(참조: 사도 2,36). 바로 이날 거룩한 삼위일체가 완전하게 계시되었다. 이 날부터 그리스도께서 예고하신 하느님의 나라가 그분을 믿는 사람들에게 열렸다 그들은 믿음 안에서 이미 삼위일체의 친교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성령께서 끊임없는 당신의 내림을 통해 세상을 '마지막 때'인 교회의 때로, 이미 물려받았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은 나라로 들어가게 하신다.
그리스도와 성령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몸이며 성령의 궁전인 교회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 공동 사명은 이제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을 성령 안에서 성부와 이루는 그리스도의 친교에 참여케 한다. 성령께서 사람들을 준비시키고 당신의 은총으로 사람들을 부추겨 그리스도께 이끌어 주신다
이처럼 교회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사명과 성령의 사명에 무엇인가 첨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명의 성사(聖事) 자체이다. 교회는 전 존재를 통해 모든 지체들 안에서 거룩한 삼위일체의 친교의 신비를 선포하고 증거하며 실현하고 펼치기 위해 파견되었다
성령께서 사도들과 교회를 인도하심으로써 교회는 그리스도와 성령의 사명을 이어받았다. 이렇게 성령의 내림으로써 탄생하게 된 교회와 성령의 관계를 지적하여 성 이레네우스는 "교회가 있는 곳에 성령도 계시고, 성령이 계시는 곳에 교회와 은총이 있다"고 하였다.
▶.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 제 10일에는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답>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 제 10일에 성령께서 사도들 위에 내려 오셨으니, 이것을 성령강림이라고 합니다.
▶ 성령은 누구이십니까?
<답> 성령은 천주의 제 3 위로써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사 성부와 성자와 함께 똑같이 참 천주이시고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같은 한 천주이십니다.
▶성령께서는 강림날에 무엇을 하시었습니까?
<답>성령께서는 강림날에 사도들의 신덕을 굳세게 하시고 그들에게 은총을 충만히 내리시어 복음을 널리 전할 수 있는 용기와 특은을 주심으로써 천주교회를 온 세상에 펴게 하시었습니다.
▶성령께서는 신자들의 마음속에 무엇을 하십니까?
<답> 성령께서는 신자들의 마음속에서 신자들의 정신과 마음을 도와주시고 그 영혼안에 거주하시면서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라고 타이르시고, 천주와 사람을 사랑케 하십니다.
▶성령께서는 신자들을 어떻게 도와주십니까?
<답> 성령께서는 신자들을 은총과 초성덕행과 무수한 도움의 은총으로 도와주십니다.
▶성령께서는 교회안에서 무엇을 하십니까?
<답> 성령께서는 교회 안에서 교회를 생활케 하시고 진리와 성덕에 있어 그르칠 수 없게 인도하여 주십니다.
4.성서에 나타난 성령의 표상들
1)불
불은 아름답지만, 한편 무섭고 심지어 죽음까지 물고 오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원시 사회의 인류는 오직 불로만 어두운 밤을 밝힐 수 있었다 온갖 초목과 들의 곡식을 자라게 하는 것은 불타는 듯 열을 내뿜는 태양이다. 이와 같이 불은 하느님의 현존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인다.
성서를 보면, 불은 성령을 가리키는 상징들 가운데 하나이다. 불은 성령께서 지니신 변혁의 힘을 상징한다. “불과 같이 일어났으니, 그의 말은 횃불처럼 타올랐던”(집회 48,1) 예언자 엘리야는 자신의 기도로 하늘에서 불이 내려오게 하여 가르멜 산 위에 차려 놓은 제물을 태우게 하였다(참고 1열왕 18,38-39). 이 불은 불에 닿는 것을 변화시키시는 성령을 상징한다. 성령께서 성령 강림 날 아침에 불같은 혀의 모양으로 제자들 위에 내려오셔서 그들의 마음을 채우셨다(참고 사도 2,3-4).
하느님은 당신 자신을 가리켜 모든 것을 다 태워 버리는 불이라고 하셨다.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는 삼키는 불길이시다”(신명 4,24), 하느님은 불타는 가시덤불 속에서 모세에게 나타나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계시하셨다(참조: 출애 3,2). 이스라엘 사람들은 사막을 지나는 동안 밤에는 불기둥의 인도를 받았다(참고 출애 13,21; 14, 24). 또한 모세가 십계명을 받던 때, 시나이산은 열기로 자욱했으며 주님께서 불 속에 내려오셨던 일들을 들려주고 있다(참조: 출애 19,18).
불이 활활 타오르는 모양은 하느님의 심판을 상징한다. 불은 거룩하게 정화시켜 주면서(참조. 이사 6,6)한편 사악한 것은 부수어 버린다(참고 창세 19,1-29).
신약성서에 의하면, 예수께서 이 세상에서 당신이 하실 일을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셨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루가 12,49) 불에서 빛이 나온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우리는 예수께서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를 어느 정도 깨달을 수 있다(참조: 요한 8,12;1,1-10) 그분은 빛의 이미지를 당신 제자들에게도 적용시키셨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는...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l4-16)고 하셨다.
성령 강림 날에 예수께서 성령을 보내심으로써 세상에 불을 지르셨으며, 세상의 빛이신 당신 친히 제자들의 빛이 되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의 마음과 정신은 성령으로 달구어져 주님을 알고 사랑하게 되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파하는 데 모든 것을 다 바쳤다 제자들은 광명의 횃불, 살아 있는 불꽃이 되어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하러 암흑의 세상으로 뛰어들어갔다.
2)다른 표상(表象)들
성서를 보면 성령을 나타내는 몇 가지 표상들이 있다. 대체로 물, 비둘기, 바람, 불 혀, 숨 등으로 묘사되는데 이 상징들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살아 움직이는 강한 생명력이다. 성령은 그 자체가 곧 생명이다.
5.구약성서에서의 성령
성령에 의한 하느님의 현존은 구약성서를 통하여 자주 나타나고 있다. 수세기에 걸친 구세사 안에서 성령의 점진적인 계시가 드러나고 있다. 구약성서에서도 성령이 이 세상 안에서 역사 하시고 계심을 보여주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성령에 의하여 이 세상에 현존하여 계시고 하느님 영에의 한 은사(恩赦)로서 이 구원사적 시대 안에 생명과 기쁨을 주셨다.
구약에서는 하느님의 얼, 영으로 표현 ; 창조하는 힘. ; 생명을 부여하는 힘. ; 하느님 백성을 당신의 소명에 충실하도록 만들고, ; 백성을 하느님의 봉사자 또는 동반자로 만들기 위해 작용 ; 구약의 지도자들인 판관, 왕, 예언자들과 같은 특정한 사람에게 내리어 ; 당신 백성을 구원의 길로 이끌고, ; 나아가 모든 이에게 내리시어 ; 온 이스라엘을 하느님 백성이 되게 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성령을 받아 구원과 생명을 보장받게 되는 것은 영으로 충만한 분이신 메시아 곧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이다.
6.신약에서의 성령
1)예수님과 성령
교회는 예수님과 성령의 관계를 이렇게 가르친다. "태초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보내실 때에는 항상 성령도 보내신다 그 두 분의 파견은 공동적인 것이며 분리될 수 없다."
예수님의 생애는 한 마디로 성령과 함께 하신 일생이었다 일찍이 성모 마리아의 태중에 잉태되실 때에도 그것은 성령으로 말미암은 일이었다 천사 가브리엘은 성모 마리아께 “성령께서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주실 것입니다.”(루가 1,35)라고 하였다.
예수님이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와 그분 위에 머무르셨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이런 소리가 들려 왔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3,l6-17). 요한은 이런 징표를 보고 예수님이야말로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분"이심을 알아보았다 세례를 받고 예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로 다가 하느님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단단히 준비하셨다.
마침내 예수님은 당신의 일을 시작하셨는데 말씀으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동시에, 하느님의 구원이 지금 사람들 가운데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표징으로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셨다.
예수께서 악령에 묶인 사람을 고쳐 주신 일이 있다. 그런데 예수님은 악령을 쫓아내는 힘도 하느님의 영, 성령으로부터 온다고 주장하셨다. “나는 하느님께서 보내신 성령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있다. 그러니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마태12,28), 이 이야기는 예수께서 영을 지니신 분이며, 당신께서 영의 권능을 행사하고 계심을 강조하신 것이다. 이 영이 곧 예수님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힘으로 예수님에 의해 그 권능이 드러나신 것이다.
당신이 영광을 받으실 때가 이르자, 예수님은 성령을 보내시겠다는 약속을 하신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면 다른 협조자를 보내 주셔서 너희와 영원히 함께 계시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곧 진리의 성령이시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이 너희와 함께 사시며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요한 14,16-17)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조상들에게 하신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자신이 영광을 받으실 때가 이르러서야 성령께서 오시리라는 것을 약속하신다. 성부께서 예수님의 기도를 듣고 다른 위로자인 진리의 영을 보내실 것이다. 성령께서 성부로부터 나오므로 예수님은 성부의 곁에서 성령을 보내실 것이다. 성령께서 오실 때 우리는 그분을 알아보게 될 것이며, 그분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머무르실 것이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것들을 되새기게 해 주며, 그리스도에 대해 증언해 주실 것이다. 성령께서 우리를 완전한 진리로 이끌어 주고 그리스도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성령께서 죄와 정의와 심판에 대한 세상의 생각을 뒤흔들어 놓으실 것이다.
하느님의 영은 언제나 예수 안에서 작용하고 있었으며 예수와 성령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누린다.
예수와 성령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 어느 하나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성령과 당신을 구별하여, ‘다른 협조자’라고 말씀하시면서 아울러 협조자인 성령을 보내 주실 것을 약속하셨다. 또한 예수께서는 당신이 성령으로 가득 차서 당신의 사명을 수행하셨듯이 당신 제자들도 성령으로 충만하여 그들이 받은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배려하심으로써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이 성령 안에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게 하셨다.
7.성령의 본성.
성령은 교회를 거룩케 하시며 또 그르침 없이 온전한 진리로 교회를 인도하여 주신다.
성령은 성사와 직책을 통하여 하느님의 백성을 이끌어 주시고 각기 고유한 은사를 주시어 그들에게 교회를 쇄신토록 하며 발전시키도록 인도하신다.
교회를 당신의 뜻에 맞도록 인도하시기 위해 교회 안에 교황과 주교 신부 수도자 평신도를 두어 서로 돕고 그 명령하는 바를 따르도록 가르치고 계신다.
성령은 모든 믿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부께로 가까이 가도록 인도하시며 끊임없이 성화의 길로 나아가게 힘을 주신다.
그 은혜는 각 사람에 알맞고 또 사회의 공동 이익을 위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8.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
그리스도 예수의 강생 구속 후 거의 2,000년의 역사에서 우리 교회는 수많은 박해와 시련을 겪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초기 그리스도인 개개인으로 보아서는 그들은 아무 힘도 없고 약한 소수 민족인 유태 민족 중에서도 가장 낮고 보잘 것 없는 하층민 출신의 사도들이 주종이 되어 이민족이며 지배계급이던 로마를 성화 시키고 이제는 세상 구석에 복음이 전파되고, 모든 인류에게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계시 진리가 증거 되고 있다.
진리를 실천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그 진리를 선포, 증거 하는 데에는 언제나 악의 세력으로부터 끊임없는 방해와 저항을 받게 된다. 이러한 장애를 뚫고 진리를 증거 하기 위해 무수한 땀과 피로 점철된 역사를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진리의 증거에는 피와 땀 심지어는 목숨만으로도 되어지지 않습니다. 선포된 진리를 모든 사람이 믿고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그 믿음, 진리, 복음이 목숨보다 귀해야 한다. 목숨을 바쳐서 그 진리를 선포하고 증거 할 값이 있는 참다운 것이라야 한다. 둘째, 복음을 믿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에 이른단 확신이 있어야 하며, 셋째, 그 믿음을 실천하는 힘과 행동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 진리를 알고, 믿고, 실천하는 데에는 인간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계시 진리를 확신하고 목숨을 바쳐 실천하며 증거케 하는 데에는 인간의 능력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곧 하느님의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인간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으며, 성령에 힘입은 인간이라야, 곧 성령에 의한 삶이라야 만이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하며 신앙을 위해 선선히 목숨을 버리기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전능으로 곧 성령의 보호와 인도를 받아 살아가며 성령께서는 항상 우리와 함께 생활하며 활동하고 계신다.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권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을 따르던 이들에게 성령을 보내셨으며, 그 영은 언제나 그리스도인과 함께 이 세상에서 활동하신다. 예수께서는 이 성령을 협조자라고 하셨다. 이는 성령이 보호자 또는 지지자라는 뜻이다.
9.믿는 이를 통하여 활동하시는 성령.
우리는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믿는 이들의 공동체인 교회에 가담함으로 성령을 선물로 받는다.
그리고 세례로써 성령의 선물을 받은 사람은 새사람이 되고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믿는 이들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은 죽음에서 부활을 통한 영원한 생명의 표징이 되며 우리 구원의 담보가 된다.
일찍이 예수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서야 그분이 이 세상에 오신 구원자, 해방 자이심을 깨닫고 그분의 말씀을 선포하게 되었듯이 우리도 성령을 받지 못하면 예수를 알아 볼 수 없게 되고 전파할 수 없다.
성령은 빛의 삶,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장애가 되는 여건과 환경 속에서 움직이고 숨쉬며 죽음이라는 문을 통과해야 하는 인간으로 하여금 예수께서 죽음을 극복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그리스도를 대망 하여 앞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10.성령께서 베푸시는 은사(恩賜)들.
하느님께서 당신의 거룩하심으로 우리들을 이끄시기 위하여 내려 주시는 은사들이 바로 성령에 의해 우리들에게 베풀어진다. 성령의 은사라고 불려지는 그 말은 은총 생활을 영위하고, 영신적으로 성장시켜 주시는 주님의 특별한 배려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려지는 것이다. 성령은 죄로 죽은 인간을 영신적으로 재생시키고(로마서 8,10)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여(갈라 5,19-23), 하느님의 진노에서 벗어나 성령의 평화와 즐거움을 누리게 하며 하느님의 깊은 경륜을 깨닫게 한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거룩하심으로 우리들을 이끄시기 위하여 내려 주시는 은사들이 바로 성령에 의해 우리들에게 베풀어진다.(1고린 12,8-11)
“지혜의 말씀. ; 지식의 말씀. ; 믿음을 ; 병 고치는 능력을 ; 기적을 행하는 능력을 ;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하는 능력 ; 어느 것이 성령의 활동인지 가려내는 힘을 ; 이상한 언어를 말하는 능력을”
이 모든 것은 같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성령께서는 이렇게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자에게 다른 은총과 선물을 나누어주시며” 당신의 현존을 드러내신다.
성령의 은사는 교회 일치를 위한 것이지 분열을 식히려고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각 지체들은 각기 특수한 은사를 갖고 있어서 믿음과 사랑의 일치를 이루기 위하여 사용된다.
성령께서 이 세상에서 우리와 더불어 활동하고 계신다는 것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경우는 우리가 공동체를 통하여 이루는 일치와 사랑이다.
성령께서 맺어 주시는 열매는 ; 사랑의 종류(에로스, 필리아, 아가페);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우리 스스로를 내어 주는 사랑. ; 기쁨(하느님과 함께) ; 평화(아무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 깊숙이 부터 오는 편안함) ; 인내(화가 났을 때 참는 것이 아니고 진리 안에서 어떤 일에 대해서도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기다리는 사랑 안의 힘) ; 친절(인간적인 좋은 성품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특별한 선물로 다른 이의 어려움에 따뜻하고 우호적으로 대할 수 있는 힘), 선행; 진실; 온유(행동이나 말이 부드럽고 수동적인 뜻이 아니라, 자제된 힘을 말한다. 지나치거나 부족하지도 않고, 알맞음 안에서 겸손으로 나가는 힘); 절제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교회의 공동선을 위하여 봉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청하는 은사를 주시므로 우리는 그런 목적의 은사를 정당히 청할 수 있다. 모든 은사들은 그 성격에 따라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더 큰 은총의 선물을 간절히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적 사랑의 길이기도 하다. 성령께서 베푸시는 은사들은 모두 혼자 누리도록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공동체의 이익을 위하여 주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