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소리/끄적거림

과일이야기

월요일은자유인 2007. 12. 14. 07:05

요즘은 과일이 철이 없다.

그래서 교과서에도 제철 과일에 대한 항목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철없는 과일을 많이 먹는 현대인들이 그래서 철이 없는지도 모른다.

하느님이 정해준 시간에 맞추어서 사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지만,

하느님이 정해준 시간을 마음대로 하는 현대인들이기에

철이 없어진지도 모른다.

 

오히려 철이 있으면 이상하게 보는 세상이다.

아이들이 올바른 일을 하여도, 그 부모들이 그 올바른 일을 마땅치않게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철이 없다는 것은 상식이 없다는 말과도 통하는 것이다.

상식이 없는 세상

과연 어떤 모습인가 하는 것이다.

 

서해안 기름 유출 이역시 상식이 없는 생각으로 벌어진 일이 아닌가?

 

많은 세상의 부조리가 상식이 없기에 벌어지는 일이 아닐까 한다.....

 

넘어가서.....

 

냉장고에 과일이 가득 들어 있으면 행복하다.  좀 유치한 생각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과일은 형편에 맞지 않게 맛있고 비싼 놈으로 고른다.

과일이 주식이 아니기에 하나를 먹어도

과일이 주는 그 맛에 행복할 수 있기에

하나를 사먹어도 좋고 비싼 놈으로 먹는다.

그렇지 않으면 몇날 며칠, 몇달을 과일 없이 지낸다.

 

여러개의 과일이 쪼개져 있으면 먹다가 제일 맛있는 놈 하나를 가려 두었다가

마지막 먹을 때 그놈으로 입가심을 한다.

그러면 이전에 먹었던 다른 과일들도 맛있게 마무리 하기 때문이다.

실컷 맛있는 과일 먹고는 마무리로 맛없는 과일 한조각이 입맛을 흐리기 때문이다.

 

과일에 대한 이러한 편견은

어릴적 기억 때문일 것이다.

어릴적에 제철 과일로 훈련이 되어서 철이 제대로 들었을 때 이야기이다.

 

한해 처음으로 딸기를 맛보는 것은 요즘처럼 11월이 아니라,

노지 딸기는 음력 3월 말이 지나면 나온다.

할아버지의 제사날이 음력 3월 말이기 때문에

할아버지 제삿날 그해 첫 딸기를 맛보게 된다.

그 딸기의 맛이 머리에 강하게 남아 있고, 과일에 대한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마철이 시작되면 다른 사람들은 지겹다는 생각을 먼저하지만,

나는 아니다.

장마철이 시작될 무렵에 꼭 자두가 나온다.

장마철과 함께 시작되는 자두먹는 맛에 장마철이 오히려 기다려지는 것이다.

장마의 굽굽함은 뒤의 일이다.

 

지리한 장마는 장마의 끝과 함께 주어지는 참외와 수박 생각으로 장마를 기다릴 수가 있다.

그런데 체질이 음체질이라서 그런지 참외와 수박에 대한 추억은 별로 없다.

 

한참 때에 수박 반통을 혼자서 먹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외에는....

 

8월이 땡볕이 시작되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 포도이다.

우리 어린 시절에는 포도는 고급과일이다. 그리고 포도의 그 달콤함은 그당시 과일에서 느끼는

요즘 말하는 브릭스 농도가 최고였을 것이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옛 귀곡 (지금 한국 중공업자리)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그곳에 가려면 마산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다.

옆집 사람이 그곳에서 포도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방학때 포도 수확철에 그곳에 가서

포도 작업을 도와주었는데,

그곳에서 상품이 되지 않는 포도는 우리 차지가 되었는데

하루종일 일하고 나면 입안이 포도색깔이 될 정도로 포도를 실컷먹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날 수확한 파지는 그냥 항아리에 씻지도 않고 그냥 항아리에 넣어둔다.

저녁늦게 작업이 끝나기 때문에 그것을 씻고 정리할 시간도 없다.

그냥 항아리에 쏟아 붓는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면 자연스럽게 포도 주스가 되는데

설탕 한숫가락 넣지 않아도, 그냥 항아리에서 숙성된 포도 주스의 맛은 최고 였다.

 

그렇게 터득한 포도 많이 먹는 요령은 그냥 껍질채 통으로 씹어서 먹는것이 최고다.

농약때문에 포도 껍질을 먹지 못하던 때는

손으로 강하게 누르면 포도 껍질에 붙어 있는 과육도 떨어지고

포도 안에 있는 씨는 먹을 때 마다 �는 것이 아니라

입안 한곳에 모아두었다가, 한꺼번에 �어 버리는 요령도 터득을 하였다.

한쪽은 포도를 먹고,

한쪽은 포도씨를 저장해두고, 어떻게 가능할까 생각을 하겠지만,

연습하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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